요즘 이녀석 때문에 여러분들이 고민을 하시는 듯 합니다.
일단 현장에서 다년간 새를 보신 분들의 촬영당시 개체의 느낌은 나중에 사진을 보고
동정하는 사람보다는 우선시 되고 가장 중요한 동정 포인트로 작용된다고 봅니다.
이번 녀석은 아종(subspecies)이고 털발말똥가리의 외부 형태가 연령과 성별에 따른 변이가 매우 심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동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위에 첨부한 사진을 근거로 볼 때 - 캄차카 조류에 대해서는 일본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
물론 보다 정확한 동정자료가 있다면 결과는 달라 질 수 있으나 저는 캄차카말똥으로 보고 싶습니다.
생물학, 특히 동물분류학에서 아종 개념은 아주 어렵고 복잡한 경우가 많고
더군다나 조류의 경우는 분류학적인 근거가 없이 생태학적 측면을 중요시하여 구분(학술적이지 않은)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종(subspecies)이란 개념은 이동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분류군에서는
지리적 격리에 의해 오랜 시간이 흐르면 별개의 종으로 분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분류체계로 보고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는 아종간의 생식적 격리(즉 교배가 가능함)는 불완전하지만 특정지역내에서 외부 형태의 유사성이 높고
이러한 종들의 지리적 분포 구역의 일정한 부분에만 살고 있어서 다른 지역에 다른 집단과는 분류학적으로 차이가 있는 종들을 아종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류의 경우 번식지에서는 아종개념이 성립될 수 있으나 월동지에서는 각 아종간의 교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외부형태가 명확하게 차이가 나지 않거나(위의 말똥가류류 처럼) 각 종에 대한 변이가 심한 종을 구분하기에는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재갈매기류 아종, 멋쟁이류 아종 등등은 전문가들도 뭐라 이야기 하기 어렵지요 ^^
결과적으로 새를 많이 보고 새들의 고유한 느낌을 가지고 있으면 아종에 대한 구분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니 우리나라 기록이 거의 없는 아종을 처음 보는 차원에서 구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보다 많은 자료와 경험이 쌓이게 되면 언젠가 제가 아니더라도 다름 분들께서 털발과 캄차카털발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시리라 믿습니다.
아직은 그런 단계가 아니므로 경험없는 저의 안목과 제가 가지고 있는 몇몇 서적을 볼 때 녀석은 캄차카털발로 동정하고 싶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