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 있을때 간혹 새를 보러 가던 들판이 있었다.
가을이면 꺅도요, 삑삑도요, 흑꼬리도요, 메추라기도요, 검은가슴물떼새, 학도요 등이 보이던 논이다.
겨울에 일부 꺅도요와 삑삑도요는 논 주변 수로에서 월동을 하고 몇해전에는 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 쇠황조롱이도 관찰되었던 곳이다.
오랜만에 찾은 그곳은 이제는 세종시와 청주 외곽을 잇는 도로가 건설중으로 많은 논들이 망가져 버렸고
그나마 맹금류가 보이던 미호천도 4대강 여파에 아작이 나고 있어 참혹하게 변하고 있다.
가을 빛을 머금은 삑삑도요의 눈빛에서 시름이 보이는 것은 아마도 내 마음이 씁슬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